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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다른 분의 사진을 인용하였습니다.>

 

삶의 내용은 갖가지 부질없는 것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우리는 부질없음을 채우는 행위를 가리켜 일상이라 부른다


시간이 흐르면 낡은 일상은 점점 사람을 옭아매는 감옥으로 변해간다.

여행이란 일상이 베푸는 가석방이란 은전이다그래서 틈만 나면 

사람들은 혹시라도 은전이 취소되기라도 할까 봐

서둘러 휴가나 여행을 떠난다.

 

나도 역시 예외 없이 매주 일상이라는 감옥에서의 탈출을 감행한다.

 

이번 주는 섬 산행의 대표격인 사량도 지리산...

세번째 방문이다.

 

어둠을 가로 질러 삼천포 바다 앞의 선착장에 새벽 녁에 도착...

잠시의 머무름과 아침식사 후

어둠 속에서 배는 미끄러지듯 바다로 흘러 들어갔다...

 

새벽 어스름 속에서 붉은 빛의 해가 떠오른다

선상에서 해돋이를 보는 기회가 흔치 않지만 그 특혜를 누리고...

 

 

 

 

 

바다는 아득하고 깊어서 짙은 외로움 끝에 서 있는 나를 유혹했다.

본래 바다가 생명의 고향이었던 탓에 우리의 유전자 깊숙한 곳에는 바다에 대한

원초적 그리움이 있지 않나 싶다.

 

일상이 십원짜리 동전처럼 구차하고 초라할 때,

사랑이 단지 상처이거나 모욕일 때,

마음만큼 잘 안 되는 일과 칫솔 컵 만한 인간관계가 절망스럽고 쓸쓸할 때

문득 바다를 그리게 된다.”

 

누가 쓴 글인진 알 수 없지만, 상당히 공감이 가는 글이다....

 

어느덧 내지항에 도착하여 짐을 챙기고, 우리의 산행을 시작한다...

들머리 금북개에서 약간 가파른 오르막을 한 30분 오르자 시원스러운 바다가

양쪽에 펼쳐진다...

 

 내지항의 전경

 

아주 가끔씩은 바다를 위에서 내려다 보는 것도 좋을 일이다...

적당한 높이에 올라 바다를 두 눈에 담으면 태어날 때의 그 순수함으로

내 마음 마져도 물들이는 것 같다..

 

논바닥처럼 구획정리 되어있는 가두리 양식장들,

가슴 시리도록 푸르른 하늘,

푸른 하늘을 사랑하여 그 하늘빛을 닮은 쪽빛바다,

꿈꾸 듯 떠 있는 섬들,

그 사이를 흰 포말을 일으키며 달려가는 고기배....

 

잔잔한 자연의 풍경화에 넋을 잃는다...

 

돈지항의 전경

 

 

바다에 섬이 있다

섬 안에 또 하나의 바다가 있고

그 바다에 나가면 다시 새로운 섬

섬 안의 섬 그 안의 더 많은 바다 그리고 더 많은 섬

그 중심에서 나는 잠이 들었다

잠들면서 꿈을 꾸었고

꿈 속에서 다시 잠이 들었다 또 꿈꾸었다

꿈 속의 꿈 그리고 그 안의 더 많은 잠 더 많은 꿈들

 

류시화 님의 <섬> 이라는 시가 잘 어울리는 풍경이 아닐까?

 


 

풍경에 취해 어느덧 힘들이지 않고 지리산에 도착

잠시의 휴식 후 달바위봉을 향해 출발

불모산 가는 길 어린 염소의 안위가 걱정된 어미염소의 애끓는 울음소리가 애처롭다

모른척 지나가지만, 산객들이 많아 걱정스러웠다.


10시 40분 대항으로 빠지는 이정표에 도착

생각보다 험했는 지 일부 회원님들이 힘들어 하시고, 옥녀봉까지 가기엔 시간상 무리가 있어

이곳으로 탈출시키고 후미 중 3명 만이 계속 전진하기로 하였다.

 


가파른 바위언덕을 올라서자 가마봉.


가마봉을 지나 옥녀봉 가는 계단길 : 오른쪽의 하도의 정경이 평화롭다

지리산에서 이 근처의 풍경이 제일이다. 못보신 분들께 미안함이 든다...


왼편엔 하산지점인 대항의 평화로운 모습과


옥녀의 슬픈 전설이 있는 가파른 옥녀봉을 넘어

이제부터는 하산길

대항에 내려오자 11시 30분

총 5시간의 산행을 마무리 하고

대항에서 가벼운 반주와 담소를 즐긴 후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이제 가면 언제 다시 올 지 모를 사량도....

멀어져 가는 사량도를 바라보고 바라본다.

 

푸른하늘과 그 하늘을 닮은 바다

두둥실 떠가는 구름

그 사량도 하늘 아래서의 하루...

 

오늘도 내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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