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션 및 영화]/영화 이야기

쇼생크 탈출 (The Shawshank Redemption, 1994)

피터팬2 2010. 3. 22. 08:05

 



감독 / 각본: Frank Darabont
주연: Tim Robbins,  Morgan Freeman
 
 
죄를 짓지도 않고 결백한 상태에서 감옥에 가야하는
그 억울한 마음이야 어떻게 말과 글로 다 표현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프랑스 출신의 “Papillon”이 생각보다는 먼저 행동부터 함으로써
자유를 향한 의지를 여러 번씩이나 표출한데 반해,

이 사나이는 참으로 냉철하고 침착하게 그리고 오랫동안 인내심을 가지고
계획한 철저한 사전준비를 통해, 단 한번의 행동으로 지옥과 같았던 그곳에서의
지난 세월을 보상(Redemption) 받게 된다. 따라서 이재에 밝은 이 사나이에게는
구원과 명예회복, 또 보상과 상환 등의 여러 가지 의미가 있는 (영화 제목속의)
“Redemption” 이라는 이 단어가, 어떤 의미에서는 (단순한) 탈출보다도
더욱더 소중한 뜻이 있는 것이다.
 
 
 
1947년 초.
미국 메인 주에 있는 “쇼생크” 교도소로 (실제 교도소의 외관 촬영은 Ohio 주의
"Mansfield" 주립 교도소에서 하였음.) 키가 크고 부잣집 아들과도 같이 생긴
한 신출내기(New Fish) 가 들어온다.(위의 사진) 이름은 “Andy Defresne”(Tim Robbins).

아내와 그녀의 정부를 살해하고 종신형을 선고받은 전직 은행간부(부 행장).
나약하기 그지없어 보이는 그를 두고 기존의 죄수들이 담배 내기를 벌인다.
제일 힘들다는 첫날 밤에 “그가 제일 먼저 울 것이다” 에 두 갑의 담배를 건
“Red”(E. Redding/Morgan Freeman).

그러나 20년째 이곳에 있던 그의 직감은 빗나가고 그런대로 상황에 잘 적응하는
그로부터, 돌 조각용 망치와 여배우 “Rita Hayworth”의 포스터를 구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둘은 급속도로 친해진다. 집단 성폭행에다가 항상 얼굴에 피멍 자국이
그치질 않는 “앤디”. 그러나 1949년 5월부터는 그도 형편이 조금씩 피기 시작한다.

우연하게 간수장을 포함한 여러 간수들의 세금문제를 해결해 준 그에게
도서관에서 사서로 근무를 할 수 있는 새 보직이 주어지고, 이후부터는
“Norton”(Bob Gunton) 교도소장의 비자금도 관리하며
도서관도 확장을 하면서 좀 더 편한 생활을 하게 된다.
 
 
복역 10주년 기념으로 “Marilyn Monroe”의 포스터를 선물 받은 게 엊그제 같은데
또다시 세월은 흘러 이젠 “Raquel Welch”의 컬러 포스터가 “앤디”의 감방에 걸려있고,
젊은 새 죄수 “Tommy”(Gil Bellows) 에게 영어 철자법에서부터 고교 전 과정의
공부를 가르치면서 1966년을 맞이한 “앤디”는 우연히 아내를 살해한 진범,
“엘모”에 관한 이야기를 “Tommy”에게서 듣게 된다.

“노튼” 교도소장에게 자신의 사건을 재심해 달라고 부탁하는 “앤디”.
하지만 “앤디”를 계속 붙잡아 두려는 “Norton” 교도소장의 계략으로 억울하게도
“Tommy”만 죽게 되자, 지질학을 공부해 가면서 그 누구에게도 이야기하지 않고
19년 동안 조용히 준비해온 탈옥을 “앤디”는 드디어 결행에 옮기게 된다.

한 사람이 없어져서 온 교도소가 벌컥 뒤집어진 어느 날 아침,
“Norton” 교도소장의 비리가 신문에 나면서 간수장이 체포가 되고 또 교도소장은
자살을 하던 그 순간에, “앤디” 는 이미 12개의 가명의 예금구좌에서 37만 달러의
거금을 인출한 후 사라져 버린다.

한편, 여러 번의 가출옥 심사 때마다 번번히 승인 거부를 당해왔던 “레드”는 드디어
만 40년 만에 출소를 하게 되는데, “앤디”와 약속을 했던 “Buxton”의 큰 떡갈나무
아래서 그가 남긴 돈과 편지를 읽게 되고, 그가 평소에 천국과도 같다고 말해오던
멕시코의 “Zihuataneo” 섬에서 마침내 “앤디” 와 다시 해후를 하게 된다.
 
 
“The King Of Horror” 라는 화려한 별명과 또 “왕” 이라는 이름이 인상적인 “Stephen Edwin King” 이
1982년에 출판한 (네 편의) 중단편 소설 모음집 “Different Seasons”(사계) 에서
봄에 해당하는 “Rita Hayworth and Shawshank Redemption”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King” 자신도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를 했지만) 그동안 “King”의 소설들을
영화화한 작품들 “Silver Bullet”(1985), “Stand By Me” (1986), “Misery”(1990),
“Dolores Claiborne”(1994), “The Shining”(1997), “The Green Mile”(1999) 등등을
포함한 수많은 영화들 가운데에서도 단연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다.

“Frank Darabont” 감독과 오랜 논의를 거쳐 공동으로 완성한 (3시간 분량의)
각본은 원작과는 많은 차이가 있지만,여러 명의 교도소장을 단일화 하고,
또 다른 교도소로 이송되는 “Tommy”를 죽게 한
내용 등의 개작은 오히려 더욱 탁월한 평가를 받게 된다.

그러나 소설의 부제인 “Hope Springs Eternal”의 “영원히 솟아나는 희망”이야 말로
원제의 “Redemption”과 함께 바꾸지 않았던 (이 작품의) 또 하나의 주제로서
관객들에게 주는 감명의 기본 양축의 하나인 셈이다.
(이 “Hope”는 영화 속에서 “Hope Is Good Thing”, 또는 “Hope Can Set You Free”
라는 명언들과 함께 수많은 대사에도 계속 등장을 하며 관객들에게도 희망을 주었다.)
 
영화의 주제가 주제이니 만큼 영화음악이 크게 어필할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주 의회에 꾸준하게 편지를 보내어 교도소 내 도서관 확장에 성공을 한 “앤디“가
책과 함께 들어온 “Mozart”의 낡은 LP 앨범을 들여다 보다가(위의 사진), 무슨 마음을
먹었는지 교도소 전체에 음악을 트는 장면은 음악적으로 뿐만 아니라 이 영화(줄거리)
에서도 무척이나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말로 표현을 못할 정도로 노래가 아름다웠다. 아름다운 새가 날아가는 듯한
느낌도 받았는데, 그 순간 그곳의 우리 모두가 자유를 느낀 것이다.”

라는 ”레드”의 말과 함께, 2주일간의 독방 생활에서도 “앤디”가 마음과 머리로 계속
틀며 희망과도 같은, 그 누구도 빼앗아갈 수 없는 아름다움(The Beauty Of Music) 을
느꼈다는 “Wolfgang Amadeus Mozart” 의 그 음악은,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Le Nozze Di Figaro) 에서의 아리아 이중창
“저녁바람이 부드럽게”(Sull'aria....Che Soave Zeffiretto) 인데,(아래의 동영상 참고)
얼핏 줄거리 전개 상황과는 언발란스한 곡이라는 느낌을 주긴 하지만 그러나,
영화 전체의 분위기를 더욱 고급화 시킨 참으로 기발한 의외의 선곡이 아닐 수 없다.
(이 Sequence 는 “Roberto Benigni”에 의해 1997년 “La Vita E Bella”에서, 수용소에
있는 아내를 위하여 “호프만의 뱃노래”를 트는 장면으로 “오마주”가 된 적도 있다.)
 
TV 시리즈의 음악들을 만들어오다가 1980년대 중반부터
“Fried Green Tomatoes”(1991) 나 “Scent Of A Woman”(1992) 같은 영화들의
잔잔한 분위기를 음악적으로 참 잘 연출해온 젊은 감각의
“Thomas Newman”(거장 “Alfred Newman”의 아들) 이 이번에도
피아노를 중심으로 요란하지 않고 차분하게 “Original Score”를 만들었는데,

“레드”가
“I hope I can make it across the border. I hope to see my friend and
shake his hand. I hope the Pacific is as blue as it has been in my dreams.”

라는 인상적인 나레이션과 함께 “앤디”를 찾아가는 마지막 장면에서, 오랫동안
감명 깊게 들리던 연주음악 (아래 음악)이 바로 이 영화의 Main Theme 이다.

그리고 시대 (1940년대 중반)를 반영하기 위하여 “앤디”가 권총을 손질하고
술을 마시며 차안에 앉아 있던 첫 장면 때, (이 장면이 “앤디”의 결백을 잠시나마
반산반의하게 만든 기막힌 연출이다.) 차의 라디오에서는 (“The Ink Spots”가 부른)
"If I Didn't Care”가 흘러나오는데, 고풍스러운 분위기 연출에 아주 적격이고

또 “앤디”가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되던 해 (1963년)에 도서관을 확장 완료하여
모든 죄수들이 자유롭게 따라 부르고 즐길 수 있다고 하며 틀던 “Hank Williams”의
신나는 컨츄리송은 “Love Sick Blues”로서, 마치 축제 때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편 “앤디”와 “레드”가 교도소 내에서 관람하던 영화는 1946년 작인 “Gilda” 이다.
 
이 작품은 1995년도 제67회 미국 아카데미상에 무려 7개 부문의 수상 후보작이
되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단 한개의 상조차 받지 못하면서 아카데미상을
비난하는 단초를 제공했다. 혹자는 “아카데미상의 수치“라는 표현까지 하였다.


여하튼 “Stephen King”과 각별한 사이를 유지하면서 다시 힘을 합쳐 1999년에
“The Green Mile”도 발표를 한바 있는 “Frank Darabont” 감독과, 특히
눈부신 연기를 보여주었던 “Tim Robbins” 나 “Morgan Freeman” 모두 다에게
이 영화는 (아마도 지금까지는) 생애 최고의 작품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원작소설에는 없는 내용이지만 “앤디”가 탈출을 한 후 “Norton” 교도소장이
펼쳐보는 (망치를 감추어두었던) 성경의 페이지가 “출애굽기”(Exodus) 라는 설정도
상당히 의미가 심장한데, 모세가 홍해를 건넌 것만큼이나 기적 같은 일이라는
“King”과 “Darabont”의 이런 주장에 이의를 달 사람은 물론 아무도 없을 것이다.
(“벽을 다 파려면 600년은 걸릴 것이다.” 라고 “레드”가 한말도 그래서 기억에 더 새롭다.)
 

제1의 주인공은 분명히 “앤디” 이지만, 시종일관 또 다른 주인공인 “레드”의
나레이션으로 이어지는 독특한 줄거리 전개 방식이 특징인 이 작품은, 영화가
시작된지 2시간 가까이나 되도록 탈출의 “탈”자도 전혀 비치지 않다가
천둥번개가 치던 그 어느날 밤에 감행되는 “앤디”의 전격적인 탈옥이 일종의 반전
아닌 반전으로 관객들의 허를 찌름과 동시에 크나큰 대리만족을 안겨준다.

19년간 억울하게 갇혀 있었던 그 긴 세월을 (그동안 관객들도 눈치를 채지 못한)
천재와도 같은 기발한 책략으로 얻어낸 거금과 자유가 (전부 다) 보상해줄 리는
없겠지만, 그러나 관객들이 마지막 장면에서 느끼는 그 공통적인 후련함은 참으로
각별하고, 또 영화 제목에서의 “Redemption”이 결코 한글로 쉽게 번역한 ”탈출”만을
단순하게 의미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그래서 중요한 의미의 이 단어가 없다면 이 작품의 제1의 주제는 상실이 되는 셈이고,
또 탈옥을 다룬 일반적인 여타 작품들과의 차별성도 없어지게 되는 것인데,
따져보면 (출소 후) 자살해서 죽은 “Brooks”(James Whitmore) 나
주인공 “앤디”, 그리고 “레드”의 인생과 (기본적으로는) 별로 다를 바가 없는 우리들의
(길들여진) 인생에도 앞으로 이런 “Redemption”이란 것이 과연 있을까? 하는
생각도 아울러 들게 만든다.
 

(주:) End Credits 에서 이 영화를 바친다는 자막속의 “Allen Greene”은 
이 영화의 감독인 “Frank Darabont“의 데뷔를 도운 에이전트이자 가까운
친구로서, 이 영화 제작 중 AIDS로 사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