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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 13코스 < 용수포구 ~ 저지예술정보화마을 (14.8km)> 

 


여름엔 올레꾼들이 없나봅니다.

오늘도 한 분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역시 더위 때문이겠지요.


12코스를 마무리하고 잠시 휴식 후, 13코스로 접어듭니다.

 

 


 

 김대건 신부님 기념관을 들를까 하다가 그냥 패스합니다.


절부암은 용수리에 살던 젊은 부부 강사철과 고씨부인에 관한 애절한 사연을 기념하는 비석입니다.

 

대나무 바구니를 만들어 생계를 이어가던 젊은 부부는 남편 강사철이

차귀도로 대나무를 구하러 나갔다가 풍랑을 만나 실종되어 시신을

찾지 못하자 아내 고씨부인이 용수리 바닷가 절벽의 팽나무에 목을 메 죽자

죽은 남편의 시신이 그 절벽 아래 떠올랐다고 한다.


이를 신기하게 여긴 당시(1866년, 고종 3년) 대정판관 신재우가

바위에 "절부암" 이라 새기게 하고 부부를 합장하였다.

그리고 넋을 위로하기 위하여 주변의 밭을 매입하여

매년 음력 3월 15일에 동네사람들로 하여금 제사를 지내도록 했다.

 

 

 


 


 


 


순례자의 교회

 

용수저수지를 향하는 길목에 작은 카톨릭 교회가 서 있습니다.

2명이 기도 드리기에도 좁은 듯한 작은 교회,  

그러나 순례자에게는 가장 큰 평안을 가져다 줄 것 같은 교회. 


이 교회를 만든 분이 말하시길

올레꾼들이 본인의 눈에는 고행을 하는 순례자로 보여서

휴식과 명상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지었다고 합니다.


이미 교회를 떠난 지 오래된 저도 이 자그마한 교회가 마음에 듭니다.

도시에 지어진 돈으로 치장한 어마어마한 크기의 교회들...

돈과 권력에 물든 일부 기독교인들이나 다른 종교인의

행태 및 비리들을 우리는 때때로 보고 듣게 됩니다.


그들이 신 앞에 섰을 때 과연 무어라고 변명을 할까요?


이 자그마한 교회가 길 위에서 묻습니다...

세상을 향해, 교회를 향해,

그리고 신 앞에 서서 무엇인가를 갈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올레꾼에게 제공되는 무료 숙소랍니다.

다른 분의 수기에는 앞에 제주모모란 카페 주인의 푯말이 있던데, 안보이네요...


 용수저수지


 가랑비가 내리는 군요...


날씨 예보론 밤 늦게부터 비가 온다 했는데, 역시 기상청은 기대를 져버리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좋습니다. 비와 더불어 불어대는 바람으로

12코스에서 땀을 많이 흘렸는데, 13코스에선 오히려 선선함을 느낍니다.


 


 



제주도에 순환 주둔하던 제 3공수 특전여단의 병사들이 총길이 3km에 이르는 숲길, 밭길을

복원하였답니다. 군에 갔다 온 분들은 다들 경험했겠지만 대민 봉사의 일환으로 군인들의

노력봉사는 일상화 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젊은 장병들의 땀과 노고에 감사드리며 걸었습니다.

  

이런 숲길을 걸으니 문득 산길이 그립습니다.


아무도 없는 능선길을 걸을 때의 느낌이 새록새록 떠 올라

산에 가고픈 맘이 굴뚝같습니다.

하지만 제주에선 그런 느낌을 경험하기 어렵습니다...


 

 



고목 숲길과 고사리 숲길이라고 이름 붙여진 곶자왈 숲길은 여름 한낮의 태양으로부터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올레꾼에게 활력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이렇게 흐린 날에 이런 길을 여성분들이 혼자 걷기엔 무섭게 느껴지기도 하겠습니다만,

저는 이런 외진 길을 좋아합니다.


조수리 분들의 아름다운 마음을 느끼기에 충분한 쉼터입니다.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따뜻한 배려입니다.

저도 커피 한 잔을 들며, 이렇게 준비를 해준 조수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공복에 한 잔의 카페인의 힘으로 다시 길을 나섭니다.

 

 

 


누군가 양봉을 하나 봅니다.


요즘 꿀벌들이 원인모를 병으로 전국적으로 많이 감소하고 있다는데

여기는 괜찮은지 모르겠습니다. 


 


 

낙천리는 의자 마을로 유명하다는군요.


아홉개의 샘이 있다는 데에 착안하여 아홉굿마을이라 불리는 이곳은

조수리의 서쪽에 위치한다고 해서 사사미, 서천미라 부르다가 샘이 많아서

'낙세미'로 불리었고 이제는 낙천리로 정착되었답니다.

 

입구엔 거인이 앉기에도 충분한 크기의 대화합문이란 의자입니다. 


 의자마다 그 의미를 부여한 발상의 전환이 신선합니다.



 

 


 


 


 


 


 이곳에서 좀 더 천천히 머물까 했는데 비가 좀 많이옵니다.


 


 


 


 


 


 


 


 


 


 


보호수로 지정된 해에 360살이면, 지금은 394살 정도 되었을 팽나무

 


 


 


 

 

 

 

 이제 13코스의 마지막인 저지오름입니다.


 


 



저지오름은 2007년 전국 아름다운 숲 50선 중에서 생명의 숲(대상)을

수상한 울창하고 아름다운 숲입니다.

 


 

 오름 정상에서 본 아래 분화구 깊이가 상당합니다.


 

 

 


 정상에서 본 느지리오름


 금악오름


날씨 좋을 땐 주위 풍경이 아주 좋답니다.

하지만 오늘 비가 오는 관계로 풍경이 보이질 않네요...


 


 


 

 

 

 

 

 

 



 


 



 이곳 내장탕이 유명하여 식사를 하려했는데 오늘 영업을 하지 않는군요.

오늘 제가 먹을 복이 없나봅니다.


 


 


저지예술마을


오후 4시 20분에 종착지에 도착합니다. 

 

혹자는 13 코스 같은 길이 다른 유명한 올레길에 비해 재미없고, 흥미를 느끼지 못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아주 좋았습니다. 물론 땡볕이었다면 다르게 받아들였을 수도 있습니다만,

이런 꾸물한 날씨 속에서의 순례길 같은 단순한 길이 오히려 감흥이 더 클지도 모릅니다.

 

건너편 정류소에서 버스 시간을 확인해 보니 1시간 간격입니다.

걸어서 나갈까 하다 마을 분들께 물어보니 한림방향으로 걷기엔

먼 거리랍니다. 다행히 생각지도 못하게 967번 버스가 옵니다.

부리나케 뛰어가 버스를 타고 협재 해수욕장에서 내려 제주로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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