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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세한 정보도 없이 단독으로 길 없는 곳을 산행한다는 것은 상당한 모험이다.

 특히나 설악산 계곡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설악을 동경하는 나로선 때론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곤 한다.

 설악은 항상 나의 가슴을 뛰게 하고, 가끔은 나의 잠자는 야성을 깨우곤 한다...

 

 

 

 

 

 

 

 

 

 

두번째 갈림길에서 잠깐 망설이는데 생각지도 못한 오른쪽 계곡방향으로

리본이 달려 있어 주저없이 이길로 오른다.

 

 역시 반반한 암반으로 이루어진 길이 설악의 다른 계곡과는 다른 점이다.

 

 

 

 

 

 

 

 마지막 갈림길

 

이곳에서 한참 갈등하였다. 내가 가진 정보론 어느 분이 이곳에서 왼쪽 계곡으로

진행하고, 세번의 갈림길에서 계속 좌측으로 진행하여 서북능에 올라섯다고 한다.

 

그런데 리본이 오른쪽에 달려있었다. 리본이 전혀 없을 줄 알았는데 이곳에도 다행히

방향을 알려주는 리본이 있었다. 하지만 사전 정보에 따라 왼쪽계곡으로 가는게

내 산행계획 상으론 안전한 진행이다.

 

망설임 끝에 리본을 믿어보기로 하고 내 산행계획을 수정한다....

 

첫번째 나오는 가파른 암반 오름길

 

우측계곡으로 들어서 얼마동안 오르면 전방에 높이 30~40미터 정도이고

경사가 50~60도 가량의 위 사진의 암반 오름길이 나온다.

 

사진으로는 경사가 없어 보이지만 가파르고 물기가 많아 미끄러운 오름길이다. 

겨울엔 장비가 없으면 진행이 어려운 곳이다. 

 

 

 

 

 

다 올라와서 내려다 본 모습 

겨울엔 장비가 없으면 올라오는 것은 어림도 없겠다.

 

 

 두번째 나오는 경사가 약 50도의 암반오름길

사진으로는 그 경사도가 실감이 안나지만 높이가 약 30~40m 정도의 경사길이다

 

조금 더 오르자 이번엔 바위 전체가 물이 흐르는 경사가 상당한 바위지대가 나온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곳은 오른쪽끝 가장자리

나무들을 잡고 오를 수 있어 보인다. 조심스럽게 통과.

 

이곳도 겨울엔 장비가 없다면 오르기엔 어려울 것 같다...

 

다 오르면 이제 바위 너덜길이다. 

 갈림길이 더이상 없을 줄 알았는데 저 위에 갈림길이 또 보인다.

왼쪽은 암반으로 이루어져 있고, 오른쪽은 사태가 난 곳이다.

 

 왼쪽 암반지역으로 올랐다.

 

이곳도 암반지역 끝까지 약 100여 미터 정도의 경사길이며 아주 가파르다.

역시 겨울엔 상당히 위험한 곳이기도 하겠다.

 

 암반 지역을 다 오르면 이제 바위 너덜길이 시작된다.

 

뒤로는 용아장성과 공룡능선 그리고 멀리로는 황철봉능선도 아스라히 보인다. 

 

 낙석을 조심해야할 곳이다. 

 계속 가파르게 바위 너덜길을 오르고...

 뒤로 펼쳐진 황홀한 풍경에 숨도 고르고..

 

또 나오는 갈림길에서 오른쪽 방향의 사태길

 

갈림길에서 어디로 갈까 또 망설이게 한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이 갈림길 사이에 리본이 달려있었다.

후~~~ 누가 이곳을 지나갔을까??

 

하지만 이 리본방향은 길은 고사하고 엄청난 잡목지역이었다.

그래도 이제는 리본을 믿는 수 밖에는 어쩔 도리가 없다.

평소 같으면 이런 곳을 들어선다는 것은 엄두도 못낼 곳이다.

하지만 누군가가 이곳을 지나갔으면 나도 갈 수 있다는 얘기가 아닌가!!

 

 왼쪽 방향의 너덜길

 

잡목지대를 오르며 이길로 갔으면 좋았을 것을 하고 후회했었다.

하지만 1/25000 지형도가 없어 이길이 어디로 연결되는지

확실치 않아 리본을 믿기로 한 것이다.

 

 

갈림길 사이로 조금 올라 잡목 숲 사이에서 마지막으로 본 리본 

 

이걸 길이라고 하면 말이 안된다. 짐승들도 이런 곳은 지날 수 없겠다.

리본이 있어도 전혀 도움이 안된다.

넝쿨과 측백나무가 서로 엉키고 있고, 넝쿨이 없는 지역으로 벗어나도

바로 다시 잡목지대가 어어진다. 이런 지역을 650 여 미터 올라야한다.

 

이런 곳을 오르며 항상 되내이는 말이 있다,

"내가 이런 곳을 다시는 오나봐라"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이런 곳에서 또 헤매고 있는 내 자신을 본다...

 

 겨우 올라 선 서북능선

 

가파르고 잡목이 빽빽한 지역을 빠져나오는데 무려 40분이 걸렸다...

 

 올라 온 방향의 길도 없는 잡목지대를 찍어보고...

 

 서북능선 9-8 지점

 

정말 고속도로 같은 서북능선길을 따라 조금 가니 이정표가 나온다.

이곳이 9-8지점이니 9-9지점과 9-8지점 사이로 올라온 모양이다.

 

 저 아래가 온정골 인가보다.

 

내가 아직 가보지 못한, 다음 타겟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보에 의하면 이곳을 가본 사람은 한 두사람 뿐이고 

제법 오르기가 어렵다고 한다.

 

 

 

 멀리 귀떼기청봉이 보이고

 게속해서 헬기가 떠있다

 

약 20분 간 정지비행을 하는 것으로 보아 누군가 사고가 난 모양이다.

별일 없어야 할텐데...

 

전방에 아침에 진행했던 곡백운을 호위하는 암벽들이 보이고,

바로 아래의 계곡은 곡백운 옆 계곡인 제단곡이다. 

 

 

좌측 멀리론 황철봉과 그 옆으로 공룡능선, 앞엔 용아장성의

화려한 암릉들이 맑은 날씨에 그 모습을 뽐내고 있다.

 

시간도 넉넉하여 바위에 걸터앉아 오래도록 이 풍경을 가슴에 담는다...

 

 가운데 우뚝한 1275봉을 당겨보고

 저멀리 중청과 대청이 보이고

 

 

 

 

 

 

 

 

 

 

 

 

 

 

 한바퀴 돌아 다시 돌아 온 한계령 3거리에서 본 멋진 공룡과 용아

 

 

 이제 도둑바위골로 하산을 하며

 

 바위 윗 부분이 사자 옆 얼굴을 닮아 내가 사자바위로 이름 붙인 바위도 보고

 

 도둑바위골에서 올라올 때 나오는 갈림길의 암벽

왼쪽 ,오른쪽으로 다 갈 수 있지만, 보통 오른쪽 길로 오른다.

 책바위

 

 

 

 

 

 수령이 상당히 보이는 아름드리 나무

 

 조릿대 지역이 나오면 거의 다 온 것이다.

 앞에 보이는 한계령 도로

여기서 약 500미터 윗쪽으로 올라가면 한계령 휴게소가 나온다.

 

오늘도 빵 한조각과 과일 하나로 산행을 마쳤다.

배낭 안에 한가득 있는 먹을 것은 항상 예비용일 뿐이다.

혼자 다니다보면 아무래도 제대로 먹지않고 산행을 한다...

빨리 이 나쁜 버릇을 고쳐야하는데...

 

 

아름다운 설악의 모습에 가슴 뿌듯함이 밀려온다

때론 아름다운 얼굴로

때론 앙탈진 모습으로 나에게 다가오지만,

그 모든 모습이 매번 나에겐 경이롭다...

 

그 어떤 산보다도 설악은 내 가슴을 뛰게하고,

두려움을 주기도 하고,

포근함을 안겨주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도 난 설악을 잘 모른다....

 

나 혼자만의 외사랑일 지라도

계속 찾다보면

설악도 날 기억해줄까??

 

 

<PS>

직백운 계곡 같은 알려지지 않는 곳을 일반인들이 홀로 산행하는 것은 금물이다.

금지구역이기도 하지만, 길을 잃을 위험이 다분하여 만일 가더라도 베테랑들과 함께 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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