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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 : 2008.08.24(일) 개인산행
● 코스 :
당포리 - 느티나무 휴식공원 - 성주사 - 종지봉 - 성주봉 - 운달산 - 석봉산 - 조항령 - 임도길 - 법장터
- 문경요 - 당포리 (산행시간 : 식사 휴식포함 5시간 20분)
● 가는 길 : 1) 영동고속도로 - 중부 내륙고속도로 - 문경새재 I/C - 당포리
2) 중부고속도로 - 음성 I/C - 충주 - 수안보 - 이화령터널 - 문경 - 당포리 (내가 택한 길)
- 11:40 당포리 휴식공원 도착 및 산행시작
- 12:20 종지봉
- 13:40 성주봉 (중간에 전망바위에서 점심)
- 14:50 운달산
- 15:15 석봉산
- 15:45 조항령
- 17:00 당포리 도착
※ 조항령에서 법장터로 하산하는 길을 찾지 못해 지도상에는 표시되어 있지 않은 임도길로 내려왔다.
임도길은 상당히 길고 지루하다. 보통은 성주봉 만을 산행을 하거나 운달산에서 김용사 방향 또는
운달산을 지나 헬기장에서 김용사로 또는 조금 더 진행하여 석봉산(1007봉)에서 김용사로 하산하는 것이
일반적이라 한다. 나는 차량을 회수하기 위해 조금 더 돌아 조항령에서 당포리로 내려가는 원점회기를 하였다.
성주봉 (961m)
성주봉은 이곳 당포리 일대 주민들은 흔히들 ‘장군봉’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성주봉은 운달산(1,097m)에서 서쪽으로 분기된 능선상의 봉우리이지만 평범한 육산인 운달산과 달리 완전 바위산이다.
특히 종지를 엎어놓은 형태인 종지봉은 565m에 불과하지만 하늘을 향해 표효하듯 치솟아 그 당당한 위세에 주눅이 들기
십상이다. 종지봉에서 정상까지는 암릉으로 이루어져 멋진 전망과 더불어 산행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산이다.
문경의 명산인 주흘산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운달산과 종지봉은 거대한 슬랩과 다양한 암릉길. 적당한 스릴과 시원한
전망이 어우러져 시간가는 줄 모르고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산이다. 아직까지 성주봉을 찾는 사람은 적어 관광지화 되지 않은
시골의 풋풋함이 그대로 살아있는 산이다.
운달산(1,097m)
백두대간 상의 대미산(1,145m)에서 남으로 가지 치는 능선이 운달지맥이다. 운달지맥이 여우목고개(해발 약 600m)를 지나
911.9m봉에 이르면 남동으로 도화목재(東下項峙·577m)~공덕산(功德山·912.9m)~천주봉(天柱峰·839m)으로 능선을 하나
분가시키고, 911.9m봉에서 남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마전령(馬轉嶺·661.7m)에서 지맥의 이름을 낳은 운달산(雲達山·1,097.2m)
으로 이어진다. 이 운달산에서는 서쪽으로 성주봉(891m·聖主峰)이 가지쳐 나간다.
운달산에서 계속 남진하는 운달지맥은 조항령(鳥項嶺)을 지나 현재 활공장으로 변한 866.9m봉을 살짝 들어올린 다음 남쪽
단산(壇山·956m)~배나무산(813m)~월방산(月芳山·360.1m)~ 약천산(藥泉山·212.3m)으로 이어진 후 영강과 낙동강이 합수되는
영순면 말응리에서 여맥을 다한다.
※ 2주 만에 산행을 한다... 요즘 이런 저런 일들로 심신이 지쳐, 이번 주도 산행을 거를까 망설였다.
아침 5시에 눈을 떳지만, 선뜻 일어나지 못했다. 7시 반에 세수를 하고, 주섬주섬 배낭을 챙겼다.
어디로 갈까.... 불현듯 얼마전 산행을 검토한 적이 있던 문경 성주봉이 떠오른다.
앞뒤 생각하지 않고, 그냥 위치만 확인한 후 출발하였다. 네비게이션이 없어 길을 물어물어
문경에 도착하니 바로 앞의 주흘산의 풍경이 우람하다...
신북천을 끼고 10분 정도 달려 당포교를 건너 마을회관을 지나 느티나무숲의 작은 공터에 도착하였다.(11:30)
너무 늦게 출발을 하여 벌써 12시가 다 되어 간다. 시간 내에 산행을 마칠 수 있을까 염려되었지만,
괘념치 않기로 하고 산행시작...
당포교를 건너기 전 길에서 본 종지봉과 성주봉의 모습 마을 입구에서 본 종지봉의 모습 마을에서 다리를 건너 안동김씨 사당을 지나면 성주사 입구가 나온다. 길가의 작은 과수원엔 사과들이 탐스럽게 익어간다. 계절이 벌써 가을 문턱에 있음을 실감케 한다...한두개 서리를 할까 하다가 이걸 심고 가꾼 사람들 생각에 괜스리 그런 생각을 한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성주사는 스레트 지붕을 한 볼 품 없는 절이었다. 절 입구의 치성단.
조금 오르자 제법 가파른 암벽 슬랩이 나타난다.
길이는 대략 100미터 정도...삼각산 원효봉 50미터 슬랩보다 더 길다.
가파르지만 미끄럽지 않은 바위이며, 로프가 있고 또 우측으로 우회길도 있어 위험하진 않다.
활공장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사람들... 창공을 나는 기분은 어떤 것일까....
오름길에 펼쳐진 당포리 일대의 풍경이 평화롭다.. 내 맘도 그랬으면 좋으련만...
종지봉
뒤 능선이 주흘산...슬랩바위 중간에 앉아서 물끄러미 아래를 내려다본다...
어지러진 마음이 조금은 가라앉는 듯하다...
포암산도 보이고... 마지막 수직에 가까운 절벽을 올라서면 종지봉...
종지봉에 올라서면 잡목에 가려 전망은 없다.
갈평리 방향...이곳에 문경댐이 건설될 예정이란다.
이제 성주봉 가는 암릉길은 좌우로 아름다운 풍경을 제공한다. 성주봉까지 대여섯번의 오르내림이 있다.
포암산을 당겨 본 모습
성주봉의 모습... 너무 배가 고파 전망바위에 걸터 앉아 식사를 하고...
식사 후 다시 시작되는 고만고만한 오르내림을 겪으며...
성주봉이 보다 가깝게 보이고...오늘따라 몸이 쉽게 풀리지 않는다.
맘에 무거운 돌덩이를 안고 있어 그런지 오름길이 힘이든다...
그동안 내내 고심했던 결정을 내렸지만, 마음이 편하지 않다...
오르는 내내 수십번 되물어본다... 잘한 결정이지? 정말 잘한 것일까?
하지만 돌아오는 건 더욱 무거운 침묵이다... 어차피 이미 엎지러진 물이지 않는가....
백화산에서 시작하여 포함산, 대미산에 연결되는 백두대간 능선
포암산
마지막 가파른 등로를 올라서면 성주봉 정상...여기서 운달산까지는 1시간 30분이 걸린다고 적혀 있다.
성주봉에서 본 주위 풍광은 더할 나위없이 좋다...
산너머 산이 이어지고...시야 끝까지 펼쳐진 산군들의 모습이 참 아름답다...
대미산의 전경
중간의 우뚝선 봉우리가 월악산이지 않나 싶다.
가야 할 운달산도 보이고...
성주봉에서 내려와 이 외나무 다리를 통과하여 이곳을 넘어서면 정면에 수직암벽으로 오르는 길과
우회길이 있는 암봉이 나온다. 나는 암벽을 기어 올랐다...
내가 나중에 하산한 조항령 임도길이 보인다...
성주봉을 지나 약 20분 동안은 계속 좋은 풍경을 보여주지만
그 이후는 조항령에 내려 설 때까지 하늘을 볼 수 없는 숲길이다.
풍경이 보이지 않기 시작하자 귀경길을 생각하여 속도를 내기 시작하였다.
운달산 가는 길은 능선 바로 아래로 길이 이어지며, 능선상으론 오를 수 없는 바위들이 많다.
두세명이 앉으면 딱 좋은 자연석굴
지나온 능선길도 돌아보고
지루한 숲길을 오르락 내리락하다 보면 운달산에 도착한다.
"구름에 다달은 산" 이란 뜻의 산이름과는 달리 운달산 정상도 잡목으로 뒤덮혀 있어 시야가 없다.
이쪽은 내가 운달산에서 온 길
운달산 정상에서 약 10분 거리에 있는 헬기장.
왼쪽이 김용사로 바로 내려가는 길이고, 오른쪽이 석봉산 가는 길이다.
석봉산(1007봉)은 능선상에 있는 봉우리
지도에는 표시되어 있지 않지만 여기서도 김용사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조항령(鳥項嶺:673 m) 도착
조항령에서 활공장 방향 임도
정자쪽이 내가 내려온 길..
이곳에서 뒤에 무거운 행글라이딩 배낭을 맨 한분을 만났다.
착륙지점을 벗어나 밑에서부터 올라왔단다...
나에게 길을 물어보는데 당포리 방향을 일러주었다.
하지만 조금 내려가더니 짐이 너무 무거워 차를 보내달라고 무전을 친다.
웃으며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이 분과 이야기하며 내려오다
지도에서 나오는 법장포로 내려가는 계곡길을 놓쳐버렸다.
할 수 없이 기나긴 임도길을 따라 내려간다...
당포리 방향 임도길
임도길에서 본 종지봉과 성주봉
지나온 능선길
남사면쪽 암반위에 작은 폭포가 보인다...
여기서부터는 마을 어귀가 시작된다
이쪽에서는 포암산이 아주 가깝게 보인다..
이쪽 하산길에서 본 성주봉은 온통 바위다
문경요
도예명장의 집...풍광좋은 곳에서 멋진 도자기가 나오나보다...
도로상에서 본 주흘산
● 성주봉은 생각 이상으로 제법 멋진 산이다. 다만 운달산은 기대에 미치진 못했다.
굳이 능선종주를 한다면 하겠지만, 운달산은 일부러 찾기엔 부족한 면이 있다...
성주봉을 지나 속보로 산행을 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단축되었다.
내가 산을 찾고 오르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를 자문해 본다...
산행은 어지러진 마음을 추스리고 나를 돌아보는, 몸으로 읽는 경전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돌아서면 또 다시 반복되는
일상에 속절없는 속인에 불과함 또한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살면서 부딪히는 모든 일상에서 상처를 입고 본의 아니게 타인에게 상처를 입힌다...
아직도 덕이 부족한 범인이기에 여전히 목마름에 헤매는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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