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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 : 2008.09.14(일)  개인산행

● 코스 : 설악동 소공원 - 비선대 - 설악골 - 범봉안부 - 공룡능선 - 마등령 - 비선대 - 설악동

              ( 산행시간 : 휴식 및 알바포함 9시간 40분)

 

    - 05:50  설악동 출발

    - 06:20  설악골 입구

    - 06:45  흑범길 입구

    - 07:00  석주길 표지 바위

    - 07:10  설악좌우골 갈림길 및 휴식

    - 07:50  설악우골로 진행(3번의 갈림길에서 계속 좌측진행)

    - 09:30  설악좌우골 갈림길로 회귀

    - 10:30  범봉안부 도착 및 휴식

    - 11:20  구 1275봉 안부 도착 및 점심

    - 13:00  마등령 도착 및 휴식

    - 13:20  마등령 출발

    - 14:40  비선대 도착 및 휴식

    - 15:30  소공원 도착

 

초록색 코스는 알바를 한 코스

 

[노란선이 알바를 한 코스 : 등고선을 보면 얼마나 협곡인지 알 수 있다.]

 

※ 2009년 5월에 이 우골을 진행한 분들의 자세하진 않지만 산행기를 보면

우골에 진입 후 갈림길에서 모두 우측으로 진행한 것으로 되어 있다.

 

 

※ 설악골

 

천불동의 지계곡인 설악골은 계곡산행보다 협곡과 암릉이 조화를 이룬 낭만적인 단풍산행길로 각광을 받고 있다.설악골은 천화대와 금강굴 연봉이 족쇄처럼 맞물려 그 입구를 협곡으로 좁혀놓았지만 속으로 들어서면 대단한 넓이를 지닌 계곡이다. 공룡릉의 상단부를 중심으로 그 양쪽 날개의 세존봉 능선과 천화대가 둥글게 감싸고 있는 설악골은 그 중류에서 설악 좌골과 우골로 갈라진다. 마등령과 1275봉, 천화대의 범봉 등에서 발원한 골짜기들이 모여 설악골을 이룬다...좌우골 합수곡 이후부터는 그다지 수량이 많지 않다.설악우골은 마등령으로 올라붙는데, 1275봉과 나한봉 사이의 암벽 아래에서 길이 끊어진다.설악좌골은 공룡릉상의 1275봉과 범봉 사이의 안부 또는 1275봉 남동쪽 능선으로 이어진다.

 

*                *                *

 

토요일에 미리 어머님을 찾아 뵙고 추석날엔 못온다고 말씀드리고, 그 동안 염두에 두었던 설악의 미지정 탐방코스를

가보고자 새벽 2시 설악을 향했다...

 

설악의 대표 주계곡은 천불동계곡, 가야동계곡, 수렴동계곡, 흑선동계곡, 저항령계곡, 십이선녀탕계곡 등이 대표적이고,

지계곡으로 설악동의 설악골, 잦은바위골 등이 있으며, 서북능선쪽으론 독주골, 도둑바위골, 성골, 상투바위골 등이 있고,

내설악쪽으론 길골,널협이골, 아니오니골, 음지골, 큰귀떼기골,작은귀떼기골, 곡백운골,곰골 등이 있지만 모두 비지정 탐방로이며,

쉽지 않은 코스들이다. 위 계곡 외에도 설악엔 수를 셀 수 없는 많은 지계곡이 있지만, 위에 열거한 계곡들이 그나마 조금이나마

알려진 계곡이고, 쉽지 않지만 등로를 찾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번 산행에 나설 때 성골로 해서 한계고성릉과 안산, 설악골, 독주골과 곡백운 코스를 탐방하기 위해 3일 분의 짐을 챙기고

일단 출발하였다. 추석당일 교통혼잡을 예상했지만 의외로 쉽게 설악에 도착하였고 5시 50분 설악동을 출발하였다.

 

계곡산행은 바닥부터 출발하고, 길이 잘 나있지 않아, 거리가 짧아도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이번 설악골만 해도 범봉안부까지

보통 3~4시간이 소요된다.(지도에는 6시간이라고 적혀있지만)  오늘 계획으론 마등령까지 12시 이내에 도착을 하면 황철봉을

거쳐 울산바위 갈림길까지 진행을 하고 설악동으로 회귀하는 제법 긴 산행을 준비하였다...

 

 비선대 금강굴이 있는 장군봉

 

 추석날 조용한 새벽아침... 이 추석날에도 나와같이 산을 찾은 대 여섯명의 산객들이

산행준비를 하고 자신이 준비한 코스로 오르고 있다...

구름낀 맑음이라고 했는데 하늘을 보니 오늘 풍경을 보기가 어려울 것 같았다.

 

설악골 입구

 

 비선대를 지나 철다리를 건너면 토막골 입구(등로아님 표시가 있음)가 나오고

5분 정도 진행하면 이 표시판이 있다.

 

 

 

 계곡이라 아직 어둠이 조금 남아있다.

 

 즐거운 두려움에 도전하는 설악골...계곡산행을 제법 했지만,

일반 등로산행과는 다른  어려움을 알기에 한편으론 걱정된다...

 

 출발할 때는 수만가지 생각이 떠오르지만,

일단 산행을 시작하면 어느 한 순간 머리 속이 맑아진다...

그게 산이 갖는 매력이고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선물이 아닐까 싶다...

 

 

 

 길없는 산이 산다운 모습이고,산의 값어치가 있으며 길이 없는 산을 오를 때

등산이 등산으로서 가치와 의미를 갖는다고 어느 등산가가 말했듯이

어떤 원칙에 구애됨이 없는 이런 산행이 약간의 두려움과 한편으론 설레임으로 다가온다...

 

 

 맑디 맑은 조그만 소를 지나고...

 

 "풀잎에도 꽃잎에도 상처는 있고, 상처 많은 풀잎들이 손을 흔들며, 상처 많은 꽃잎들이 가장 향기롭다."  

이는 어느 시인의 얘기다. 상처 투성이인 채로 살아가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다.

 

 산행도 이런저런 어려움을 통해서 성숙한 산꾼이 되며, 훗날 잊혀지지 않는 진한 추억이 우리들을 젊게 하는게 아닐까....

 

 

 첫번째 갈림길... 왼쪽으로 진행해야 한다...

 

 계곡의 너덜바위를 따르기도 하고 계곡 우측의 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작은 폭포도 만나고 맑은 물이 담긴 예쁜 沼를 만나기도 한다.

 

 

 조금 더 진행하면 큰 바위에 "흑범"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리찌 전문 천화대 코스라고 한다...

 

 

 

 

 조금 더 가면 "석주" 라고 새겨진 바위를 만난다...

 

 석주길은 슬프고 애틋한 우정과 사랑이야기가 남겨져 있다...

 석주길은 좌측 계곡능선으로 길이 이어지지만, 설악좌골 계곡을 따라 진행하는 것이 좋다

 

 

 여기서 40여 분 오르면 멀리 이 소나무가 보이고, 그 아래 3차 갈림길이 있다.

 왼쪽길이 범봉 쪽을 향하는 설악골 주 등산로이며, 오른쪽 길은 우골이다.

 

 우골에 대한 정보는 하나도 없다. 다만 이쪽길은 마등령으로 올라붙는데

 1275봉과 나한봉 사이의 암벽 아래에서 길이 끊어진다고 산악사이트에서 설명하고 있다.

 좌골로 진행하면 리본이나 기타 표시가 없어 계속 계곡 바위를 따라 진행하면 무리가 없다.

 

세번째 갈림길인 좌우골 합수점

 

 산행기에서 읽었을 땐 갈림길이 두번 나오며,

계속 왼쪽으로 진행한다고 알았었는데 갈림길이 3번 나와 이상하였다.

 이곳에서 잠시 헷갈렸다.

 

아래사진의 약간 보이는 봉우리가 범봉인줄 착각하고 이 우골로 접어들었다.

이후 제법 험한 알바를 한다...

 처음엔 제대로 왼쪽길로 오르다 아무래도 오른쪽 길인 것 같았고 설령 아니더라도

어떻게든 공룡능선에 연결이 될 것 같아 다시 내려와 오른쪽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우골로 접어 들어 조금 오르면 첫 갈림길이 나온다.

나는 좌측 지계곡으로 올랐다. 좌측 계곡 초입에 40m 가량의 와폭(위 사진)이 나온다.

 

 

 바위들이 이끼가 껴 미끄럽고 잡을 곳이 마땅치 않은 곳이 많았다...

 이곳엔 상부까지 계곡물이 흐른다. 오르는 동안 이쪽 오름길에도 3번 갈림길이 나온다.

 계속 왼쪽길을 선택하고 진행하였다.

 

 마지막 3번 째 갈림길.

우측길에서 보이는 봉우리가 1275봉(?) 인 것 같았다. 어떤 길로 오를까 망설이다, 왼쪽으로 진행....

 점점 계곡폭이 좁아지고 무척 미끄러우며, 넝쿨들로 덮여 있기도 하다.

멀리 희미하게 범봉이 보이는 것 같았다.

 

 폭이 완전히 좁아지고 협곡을 이룬다. 오르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아무래도 더 이상 진행이 어려웠다.

 

 

 

 이쯤해서 능선을 올라야 할 것 같았다... 길도 없는 80도 가까운 옆사면을 치고 올랐다.

 하지만 능선 상의 바위들이 거의 직각이며 빠져나갈 길도 전혀 없었다.

 두리번 거리다, 아까 본 1275봉(?)쪽 오른쪽 계곡으로 연결된 사면을

넝쿨들을 해치며 조심스럽게 내려갔다.

 

 이제 바로 앞엔 거대한 암벽으로 된 봉우리가 나온다. 아래에서 보면 이게 공룡능선 상의

어떤 봉우리인지 판단이 서질 않았다. 그리고 자일없이는 위험해 보였다.

 

 옆 사면 능선도 아까 지나온 능선처럼 경사가 심하고 바위들이 많았고,

한곳을 넘어선다 해도 다음 길이 어떤 형태인지 알 수 없어 만일 오르고 난 후
진행이 어려워 돌아서야 한다면 더 낭패를 볼 것 같아 불안해진다...

 

 아무래도 협곡에서 너무 빨리 능선으로 오른 것 같았다.

협곡을 좀 더 빠져나가서 길이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다시 그 지점으로 돌아가기엔 늦었고 위험스럽다...

 

3차 갈림길 오른쪽 계곡 초입 (멀리 1275봉 인 듯한 봉우리가 보인다)

 

 

3차 갈림길 왼쪽 계곡 초입(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게 범봉으로 판단 이쪽으로 진행)

 

 

 어떻게 할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계속 험한 계곡길을 1시간 가까이 힘들게

올라와서 돌아서기가 선뜻 내키지 않았지만 내려가기로 하였다.

도와주는 사람이 없는 개인산행에서 객기는 죽음과 같기 때문이다...

 

 다시 미끄러운 길을 올라올 때보다 더 조심스럽게 내려와 

좌우골 갈림길에 다시 도착하였다...

 약 1시간 40분을 허비하였고, 체력소모가 제법 심했다...

 제대로만 갔다면 이 시간이면 공룡능선에 올라섯을 시간이다...

  

 오름길에 뒤돌아 본 풍경

 

 

 

 

 

설악좌골/우골 갈림길에 다시 도착 (09:30)

 

 좌골이 아까 알바를 했던 곳보단 비교적 완만하였다. 산행 후 처음으로 리본도 한두개 보인다...

 초입부터 좌골은 물이 흐르지 않는다. 조금 오르자 다시 길이 둘로 갈라진다.

 

 왼쪽길은 범봉 북동쪽 안부로 이어지는 길로 석주길 암릉을 마친 클라이머들이 하산로로 이용하는 길이고,

 오른쪽 길은 설악골 주등산로로 범봉 남서쪽 안부로 이어진다...

 

오름길에 뒤로 보이는 세존봉의 모습

 

 

 

 

 점점 날씨가 흐려지고 구름과 개스가 많아지기 시작하여

이 아름다운 모습을 제대로 담을 수 없어 아쉽다...

 

 이제 범봉이 그 모습을 드러내고

 

 

 

 

 

 범봉의 위용

 

 

 이 거대한 바위를 지나면 점점 길이 가팔라진다...

하지만 오름길 뒤로 펼쳐지는 정말 멋진 풍경은 그 힘듦을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는다.

 

 

 

 

 

 

 

 

  

 

 점점 가팔라지는 오름길을 뒤돌아보며...

 

 이곳은 사태지역으로 여러사람이 같이 오를 때는 낙석을 조심하여 진행해야하며,

 비가 오거나 겨울엔 산사태가 나기 쉬워 오르지 말아야 할 것이다...

 

범봉 안부에 도착 (10:30)

 

 항상 멀리서만 바라 본 범봉이 우람하게 솟아 있다...

 

 

 공룡의 맹주인 1275봉의 위용...

 

 

 나한봉의 모습도 보이고... 

 

 

 우측 봉우리가 1275봉

 

 

 

 

 범봉을 올려다 본 모습

 

 

 

 범봉 남서쪽 안부에 올라서면 능선 너머로 이어진 길이 나오는 데

이쪽은 잦은 바위골로 내려가는 길로 추락의 위험이 높은 코스로

경험자와 대동하여 보조자일 등을 갖추고 진행해야한다.

 

우측능선으로 진행하면 공룡릉 상의 1275봉 남쪽 능선으로 이어진다...

 우측능선도 상당히 가파르며 길이 매우 좁다.

 

 

 

  잦은 바위골 

 

 뒤돌아 본 범봉

 

 

 잦은 바위골 협곡 사이에 보이는 파노라마...

화채능선이 화려한 화채를 연상케한다...

 

 뒷 중앙이 칠형제봉

 

 

  설악 우골의 전경

 

 

 

 

  1275봉

 

좁은 능선길로 약 50분 가량 오르면

 

 

 

  옛날 능선길 위의 1275봉 바로 전의 암봉으로 올라선다.(오른쪽에 올라온 길이 보인다)   

주위 풍경을 보며 식사...

 

 

 공룡능선에 올라섯지만 동쪽 범봉쪽은 이제 완전히 구름에 잠겨있고,

서쪽 용아장성쪽도 점점 흐려져간다...

 공룡만 오면 공룡신에게 미운털이 박혔는지 제대로된 풍경을 보여주지 않는다...

 

 

 용아장성도 희미하게 보이고

 

 귀떼기청봉도 그 우람한 모습을 자랑하며

 

  

 

 구름에 잠기기 전 1275봉의 모습

 

 <참고사진> 1275봉 (다른 분의 사진 인용)

 

  <참고사진> 범봉과 그 뒤로 보이는 화채능선 (다른 분의 사진인용)

 

 1275봉 오름길...

요즘의 공룡능선은 쉬운 길이 대로처럼 나있어서 옛날보다 재미가 없다.

 

 

 

 

 

  1275봉 도착

 

 1275봉을 올려다 본 모습...

이제 좌우 능선길 모두 구름에 잠겨 지척 외엔 모든 풍경은 볼 수가 없다...

 

 또 하염없는 구름길을 걷는다...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수 많은 오르내림이 지겨워진다...

나한봉을 지나고 이제 마등령이 가까워지고...

 

 마등령 삼거리 도착

 

 마등령 도착 (13:00)...

 

시간도 너무 늦고, 시야가 완전히 가려 있어 황철봉으로의 진행은

다음으로 미루고 휴식 후 비선대로 향한다...

 

 

 비선대에서 암벽을 타는 사람들...

 

 

 <참고사진>

 

 <참고사진> 신선대에서 바라 본 범봉과 천화대(다른 분의 사진인용)

 

※ 설악골 산행은 설악의 또 다른 묘미를 제공해 준 멋진 산행이었다. 가을에 오면 더 멋있을 것 같았다...

    흐린 날씨로 멋진 풍경사진은 얻을 수 없었고,

    알바로 인해 계획한 황철봉은 못갔지만 나름대로 만족한 산행이었다...

    내일 모래도 계속 흐리다기에 한계고성릉 산행 및 독주골 산행은 다음으로 미루고 귀경을 서둘렀다.

 

    예상 외로 차가 전혀 밀리지 않아 쉬운 귀경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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